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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후 이야기

패턴과 XP, 그리고 위키의 상관관계?

디자인 패턴은 이제 개발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프트웨어 설계 정석집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보다 기민한 방법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자 하는 개발자들은 XP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고요.
글쓴이 모두가 저작권자가 되는 협력 소프트웨어인 위키는 이제는 주류 소프트웨어로 성장했습니다.

현대 소프트웨어 개발의 당당한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이 기법(?)들은 얼필 보면 서로 따로 노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탄생의 배경을 찾아가면 마지막 정점은 동일한 인물로부터 시작됨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건축의 대가인 크리스토퍼 알렉산더(Christopher Alexander)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크리스토퍼 알렉산더(Christopher Alexander)


물론, 크리스토퍼 알렉산더가 위 모든 것을 만들었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알렉산더의 건축 이론이 이들의 조상이 된다고 합니다. 알렉산더는 건축과 자연과 사람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스스로 성장하는 힘을 갖춘 건축을 실현하고자 하였답니다. 이런 방법을 '시간을 초월한 창조의 원칙'으로 정리하였고, 그 원칙 중 대표적인 것이 '패턴 랭귀지'입니다.

패턴 랭귀지를 비롯한 알렉산더의 건축 이론을 소프트웨어 개발에 도입하고자 한 이가 있는데, 이들이 바로 워드 커닝엄(Ward Cunningham)켄트 벡(Kent Beck)입니다. 디자인 패턴, XP, Wiki는 바로 이들에 의해 탄생하게 되었고요.

이번에 제이펍에서 출간한 [패턴, Wiki 그리고 XP: 시간을 초월한 창조의 원칙]은 현장에서 곧바로 응용할 수 있는 실무서적이 아닙니다. 어쩌면 지루한 역사서나 고루한 철학서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이 바쁜 시대에 왜 이런 책을 내느냐고 타박하시는 분도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Wiki의 기원을 조사하고자 했던 일본의 한 연구원이 연구에 그치지 않고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고, 그 책은 일본의 많은 개발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습니다. 지루하고 고루한 서적에 찬사를 보낸 일본 개발자들이 할 일이 없었을까요?

패턴, Wiki 그리고 XP: 시간을 초월한 창조의 원칙



저자의 집필 후기 중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를 밝히고 있는데 그 부분을 잠시 옮겨와 봅니다.

필자는 원래 Wiki의 기원에 대해서 조사하려고 했습니다. Wiki는 웹 상의 시스템이므로 1991년의 웹 탄생보다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조사해가면서 더 오래된 사상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최종적으로는 1960년대로부터 약 반세기에 걸친 역사를 조사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도 오래된 사상이 모습을 바꾸어 현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런 놀라움을 전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그야말로 한 방 얻어맞은가 봅니다. 저자 에토 코이치로는 그의 연구 결과물을 개인의 만족으로 끝나지 않고, 책으로 출간하여 일본의 개발자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의 개발자들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사실 이 책의 출간 즈음에 우리나라 애자일 개발법 전도에 최전선에 계신 애자일 컨설팅의 김창준 대표님께 감수 및 추천사를 의뢰했었는데, 사정상 받지를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보내준 차례와 샘플 챕터를 나중에 보시고, 구글 그룹스에 차례만 보고도 흥분이 된다라는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http://groups.google.com/group/xper/browse_thread/thread/713efc5c81a4992e

요즘 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책좀 읽어봐야겠다는 분들! 저자 에토 코이치로가 안내하는 창조의 원리를 찾아 멋진 여행을 떠나 볼 것을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