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화제 속에 종영한 넷플릭스의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는 ‘덜어냄의 미학’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특히 흑수저와 백수저 요리사가 하나의 식재료를 주제로 대결을 펼치는 4화가 아주 인상적이었는데요, 우둔살을 가지고 대결하게 된 두 요리사는 서로 상반되는 스타일의 요리를 보여 주었습니다.
흑수저 요리사는 샤브샤브 콘셉트의 풍성하고 화려한 요리를 선보였지만, 백수저 요리사는 채소로 육수를 낸 미소 곰탕이 담긴 놋그릇 하나를 내놓았습니다. 결과는 단순하지만 깊은 맛을 표현한 백수저의 승. 대결에서 진 흑수저 요리사는 말합니다.
“제가 10년 동안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참 덜어냄의 미학을 몰랐다는 걸, 오늘 진짜 너무 크게 깨달았어요”
덜어내고 비워 낼 수록 아름다워지는 것. 이는 요리뿐만 아니라 꽃꽂이에도 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럽식 꽃꽂이는 다채로운 색감으로 풍성한 매력을 뽐냅니다. 이렇게 화려한 유럽식 꽃꽂이가 수많은 나라에서 오랫동안 유행하고 있을 때, 일본에서는 자신들만의 전통적인 꽃꽂이 방식인 ‘이케바나(生け花 · 活け花)’라는 문화를 이어오고 있었는데요, 최근 심플하고 미니멀한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유행하면서, 이케바나 스타일의 꽃꽂이 방식도 덩달아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이케바나는 유럽의 방식과는 다르게 꽃과 소재의 본질에 좀 더 집중합니다. 적은 가짓수의 꽃과 식물을 활용해, 그 소재가 가진 고유의 선으로 여백의 미를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선과 여백을 살려야 하니 불필요한 것들을 솎아 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마디로 꽃을 덜어 내고 비우면서 완성하는 아주 특별한 꽃꽂이라고 할 수 있죠.
몇 년 전부터 꽃꽂이 시장에서 이미 이케바나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접하거나 배우기가 어려웠는데요, 오하라류 이에모토(家元) 교수이자, SOTA 이케바나 전문 강사인 국내 저자가 직접 집필한 이케바나 안내서가 출간되어,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책으로 손쉽게 이케바나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오프라인 클래스를 망설였던 분이나 기존의 꽃꽂이 방식과 다른 색다른 테크닉을 익혀 보고 싶은 분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꽃 시장에 맞는 구매 팁과 다양한 어레인지 방법을 소개하여 누구나 부담 없이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사계절을 담은 이케바나》를 통해, 이번 기회에 새로운 꽃꽂이 취미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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