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출판사들에서 시행하는 도서 판매 프로모션 중 하나가 서평 이벤트입니다. 그 이유는 짐작하다시피 적은 비용에 높은 효과를 기대하고 시행하는 걸 겁니다. 저 또한 예전 출판사들에서 근무하면서 서평 이벤트를 여러 번 진행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긴 시간을 돌이켜 보면, 그리고 그 결과들을 되짚어보면 '비용 대비 효과'에 "글쎄?"라는 말을 던지고 싶습니다. 어쩌면 편집자나 출판사의 자기만족을 위한 이벤트, 혹은 뭔가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오는 냉철하지 못한 마케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까페에는 지금도 수십 개의 서평관련 까페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책만을 중심으로 하기도 하고, 다른 제품들과 함께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인터넷 서점에서도 서평단을 운영하여 서평을 종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일반 독자들의 서평이나 신문사를 비롯한 언론사, 방송사의 책 소개, 그리고 전문가들의 리뷰 등은 책 읽는 건강한 문화를 생산하기도 합니다. 또한 열악한 환경의 출판사들에게는 한 줄기 빛과 같은 마케팅 통로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지난 저의 경험을 비추어 봐도 그렇고, 서평 이벤트를 진행하여 1달 안에 열 개 스무 개의 서평이 줄줄이 비엔나로 달린 책들을 봐도 그렇고, 판매와는 그다지 무관하다는 게 저희 판단입니다. 서평만 보고 독자들이 무턱대고 책을 구입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조금만 관심 있거나 깐깐한 독자라면 빈번한 서평 등록에서 일단 의심을 하고, 또 일방적으로 출판사에 우호적인 내용들을 금방 적발해 내고, 열려던 지갑을 도로 닫아버릴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좋은 내용의 서평이 많이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는 좀처럼 늘지 않는 책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출판계에 몇 년 정도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여러 인터넷서점에서의 판매지수나 간단한 검색만으로 그 책의 판매량을 추산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서평은 많지 않지만 한두 독자의 정성과 애정이 담긴 서평이 판매를 더욱 촉진시킴을 잘 알 것입니다.
흔히 하는 서평 이벤트에서는 그런 경우가 별로 없지만, 서평 알바들을 고용하고 있는 일부 출판사들이 있다고 하는데, 문제는 그들의 서평입니다. 다른 출판사의 경쟁 서적에 말도 안 되는 이유들을 달아놓고 구입하지 말 것을 종용합니다. 이것은 눈꼴사나운 마케팅을 넘어서 범죄입니다. 결국 어떤 식으로라도 그 독화살은 내뱉은 사람에게 돌아갈 거라 생각합니다.
이미지는 다음의 까페에서 퍼왔음을 알려드립니다. (http://cafe.naver.com/motivehouse.cafe)
뻔한 이야기이지만, 독자들로부터 좋은 서평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출판사들은 그들이 필요한 책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출판사는 보다 좋은 책을 발간하기 위해서 폐쇄적인 서평단을 꾸리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관련 책이 필요한 독자들을 모집하여 밑줄을 그어가며 꼼꼼하게 읽게 한 다음 그들의 솔직한 평을 인터넷 서점이나 블로그가 아닌 출판사에게만 전달하게 한다면 해당 책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이후의 책들에 반영을 해나가는 데 더없이 좋은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출판사나 혹은 기획자의 자기만족과 같은 서평 이벤트는 이제 지양을 하고, 독자와 출판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모색을 시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서평 이벤트의 난립과 같은 현상을 보며 갑갑한 마음에 한 자 적어보았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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